2020 두바이-유럽 그 위대한 여정의 시작
(feat. '이때는 이게 마지막 여행이 될 줄 몰랐지...')
2019. 08. 19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에티하드 발권 후기
내가 사랑하고 증오하는 애증의 크로스마일카드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바로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전환해서
보너스 항공권을 사는 것
매 년 10만 원이라는 연회비를 내고
3년 간 카드를 수 백번 수 천번 긁으면서 모은 내 피와 땀 같은 마일과
이거 빼면 시체인 크마 전용 '크로스마일 SAVE' 덕분에
미국 또는 유럽 구간 왕복 퍼스트 클래스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어디로 갈까
미국으로 갈까요
유럽으로 갈까요
차라리 호주로 떠날까요
딱히 정한 건 아니었지만
꼭 2년 주기로 한국이든 미국이든 개비를 만났는데
마침 2018년에 미국에서 본 이후로 딱 2년이 되었으니
이참에 개비보러 미국에 갈까 했는데
마침 개비가 스페인으로 여행 간다고 해서
그럼 나도 유럽으로 가야지 하고 결정!
이코노미만 타던 주제에
일등석 탈 수 있는 기회 주어지니 감지덕지하지는 못할망정
아시아나부터 제끼고 다른 항공사 퍼스트는 어떤가 목록을 쭉 훑었다.
물론 아시아나 일등석도 좋긴 하지만
퍼스트 좌석중에 가장 좋다는 에티하드 항공 아파트먼트 클래스로 정했다.
그도 그럴 게 이 사진을 보고 나니 다른 게 눈에 찰 리가 있나.
원래 인천-런던 왕복 발권 시 1200만 원짜리 좌석이란다.
이때가 작년이라서 그나마 수월하게 티켓 발권했는데
어떻게든 혜택 줄이려고 마지막까지 발악하는 크로스마일이
꼼수란 꼼수는 다 써서 이제 에티하드 아파트먼트 타려면
엄청난 마일이 필요하다고 한다....
운이 좋았다
사실 이번 여행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와 같은데 이 행운의 연속은 예약 발권부터 시작한다.
아시아나 마일로 에티하드 발권 시
아시아나 고객센터 (1588-8000) 로 전화를 걸어서 예약을 해야 하는데
하필이면 내가 하나카드에서 마일리지 전환 신청한 게
아직 정산이 안돼서 2만 마일 정도가 모자란 상태였다.
보너스 항공권 자체가 좌석이 많이 없는 데다가
아파트먼트 좌석은 진짜 하늘에 별 따기라서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좌석이 떠나가는 걸 보며
이러다 퍼스트는커녕 여행이라도 갈 수 있을까 싶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선 아시아나에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 설명을 하고, 설득을 하고, 이후엔 애원했다.
"저, 에티하드 아파트먼트 예약하고 싶은데요,
다름이 아니라 카드사에서 2만 마일을 아시아나 마일로 전환해 둔 상태인데
전환 진행 중이라서 이틀 정도 걸릴 것 같은데
그러면 제가 원하는 일정에 좌석이 없어질 것 같아서요,
지금 가예약 해놓고 이후에 바로 2만 마일 결제 하면 안될까요?ㅠㅠ
2월에 딱 한 좌석 남았는데 이거 못 타면 저 여행 못 갈 거같아서여 ㅠㅠㅠㅠㅠ"
[그 와중에 선견지명? 미래라도 내다 본 것일까]
네? 저요??
물론 안된다고 하시면 바로 수긍하려고 했는데
다행히도 정말 정말 천사 같은 직원분께서
가예약으로 잡아주셔서 결제 기한 3일을 주셨다.
원래 이렇게 하면 안 되지만 이번에만 가예약 해주신다며
꼭 결제 기한 지켜달라 하셨다.
ㅠㅠㅠ 쇤네, 이 은혜 잊지 않겠읍니다
3줄요약
1. 하나카드에서 신청한 마일이 아직 전환 안돼서 마일이 모자란 상황
2. 아시아나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자리 맡아달라고 구질구질 시전
3. 천사 직원분이 가예약으로 걸어주심
이라고 쓰고
아시아나에 전화해서 진상짓 한 썰 이라고 읽는다.
그리고 3일이 지나기 전에
전환 완료된 마일을 가지고 바로 확약!!!
땅땅땅
맨날 할인 항공권만 사서 X클래스 L클래스? 이런것만 보다가
클래스 - O 되어 있는 것도 신기한데
저 어마어마한 무료 수하물 50KG
갈 땐 무겁게, 올 때도 무겁게 오는 나에게 딱이구먼 허허허
하지만 문제는....
마일리지로 사는 거라고 돈을 안 내는 게 아니지 말입니다?
발권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이게 퍼스트클래스 + 공항세 높기로 유명한 런던히드로 콤보로
세금 89만원 되시겠습니다 고갱님
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거 아니오?
그래도 뭐 90만원에 퍼스트 왕복 탄다고 생각하면 저렴하지...
그렇게 우당탕탕 천방지축 왁자지껄 예약을 끝내고
인생에서 가장 설레면서 가장 긴 6개월을 보낸 뒤
드디어 떠나는 날이 왔다.
2020. 02. 10
인천공항 도착
그래,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2020년 내내 퍼질 줄 몰랐지.
이 날 한국 기준 코로나 확진자 27명 (270명 아니고 27명)
그리고 유럽은 아직 확진 케이스가 거의 없었던 때.
부모님은 내가 이런 시기에 여행 가는 게 불안하다며
가지 말라고 했는데, 사실 나는 그때 한국에서 확진자 느는 거 보고
오히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더 불안했다.
꼭 마스크 끼고 다니겠다고 하고 인천공항으로 떠났는데
역시나 공항은 휑하니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내가 이때껏 와 본 인천공항 중에 제일 한적했다.
그나마 이 땐 항공편은 중국 외에는 거의 다 정상 운행 중이었다.
나는 항상 여행 가기 전에
공항에 기본 10시간 이상 전에 도착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바로 크로스마일이 비로소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공짜 밥도 먹고, 라운지도 들어가고,
환전 우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찍 도착해서 이것저것 하는 편이다.
모바일 어브로드에서 주문한 유심 찾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예전에 왔을 땐 명가의 뜰에서 무료 식사 제공했는데
이제는 제휴가 끝나고 CJ 푸드월드가 자리를 꿰찼다.
사람들은 명가의 뜰이 더 좋았다고 하는데
선택의 폭이 넓어짐과 동시에
한식 별로 안 좋아하는 나로서는
오히려 더 좋았다.
???
그러나 나는 한식을 시켰다.
또 한동안 한식 못 먹을 거 생각하니까
비빔밥이 생각났음...
하지만 이따가 라운지에서 또 밥을 먹을거라서
반 공기만 먹고 나왔다.
인천공항 캡슐호텔 다락휴 후기
체크인 시간 (탑승시간 아님!)까지 아직도 3시간이 남았는데
그동안 공항 돌아다니자니 제 몸집만 한 캐리어 끌고 어슬렁거리면
공항 직원들이 '저 여자는 새벽부터 와서 아직도 비행기 안 타고 뭐 하는 거지?'
할 거 같기도 하고
괜히 돌아다니면서 있지도 않겠지만 혹시라도 있지 않을까 싶은 코로나에 걸릴까 봐 불안해서
이참에 그 유명한 캡슐호텔에 가보자 싶었다.
3시간에 2만원인가? 엄청 저렴했던 것 같다.
위치는 인천공항 안에 있는 건 아니고,
공항철도역 쪽에 있어서 조금 걸어갔는데
길치 아니랄까 봐 길 엄청 헤매서 30분 날렸다.
내부는 이렇게 되어 있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냄새도 안 나고 상쾌하다.
서울은 아직 엄청 추웠는데
히터 빵빵히 잘 나왔다 ㅎㅎ
특히나 저기 침대 머리맡에 블루투스 스피커 있어서
노래 들으면서 한숨 자기 딱 좋았다.
욕실은 따로 없는 룸이었는데
복도에 공용 욕실도 있고, 화장실도 깨끗해서 굳이 욕실 룸 안 해도 될 듯했다.
난 이미 여행 전 날 설레는 마음에 잠도 못 자고 괜히 샤워나 할까 해서 물 한 번 적시고
선잠 한 번 자고 또 일어나서 본격적으로 구석구석 깨끗이 씻은 몸이라 샤워는 패스
3시간 지나서 체크아웃 한 후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면서 환전 신청했던 거 찾으러 갔다.
다 좋은데 행운의 요정이 환율에는 행운 안 뿌리고 갔네
잠시나마 느껴보는 현금 부자의 기분
원래는 이것만 들고 가서 다 쓰고 오려고 했는데
역시나 절제는 개뿔, 카드까지 한도 싹싹 긁고 와버렸다.
다음 편에 계속...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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