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5 크루즈 승무원? 셰프? 면접후기

 

[Carnival Cruise Line]

 

 

 

카지노 면접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뜻밖의 면접 제의를 받았다.

 

몽튼에 있을 때,

Indeed 닷컴에서 이곳저곳 레쥬메 뿌리다가

크루즈 채용 사이트가 있었고,

그냥 레쥬메 올려보자 싶어서 공개 레쥬메를 띄워놨었는데

한 크루즈사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크루즈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 컴퍼니

Carnival Corporation 이었고,

 

그 중 영국 크루즈 라인인

 

Carnival UK 에서

Demi Chef De Partie 포지션으로

내게 스카이프 면접을 보고 싶다고 메일이 왔다!!

 

 

아니, 영국이요??

데미셰프(부주방장)라구요???

 

 

 

 

 

이게 뭔 소리야

 

 

일단 면접 보자 싶어서 알겠다고 했고,

영국에 갈 수 없기에 스카이프로 면접을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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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이 영국시간으로 오전 10시라

나는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씻고

방 정리를 하고, 깔끔하게 면접복장을 입고 준비했다.

 

면접시간에 딱 맞춰 전화가 와서

화상전화로 받았더니 뚝- 끊겼다.

 

그리고 '전화'로 다시 걸려왔다.

 

나 대체 왜 화장하고 옷갈아입은건지??

 

 

 

아무튼 면접이 시작되었고,

 

나는 전 날 벼락치기로 준비한대로

자기소개, 지원동기, 장단점 등

기본적인 면접 질문을 기대하면서 질문을 기다렸다.

 

 

영국인 면접관

크루즈에 일하게 되면 준비해야 할 것들을 먼저 설명했다.

(발음이 너무 세서 알아듣기 힘들었다)

 

 

 

 

우선 기본적으로 크루즈에 승선하면

6개월 Contract로 크루즈에서 일을 하게 되고,

컨트랙이 끝나면 2달의 무급휴가를 받게 된다.

 

 

 

크루즈는 TAX-FREE라서

연봉이 3000이라면 3000 다 받는다.

 

비자는 C1/D, 그리고 B1, B2를 발급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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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 비자 (경유비자)

외국인이 미국을 경유하여 곧바로 연결되는 기타 국가로 여행하는 경우,

이 비자가 필요하다.

 

D 비자 (승무원, 선원 비자)

미국의 선박 또는 항공기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이 비자가 필요하다.

항공기나 선박에서 근무할 경우,

일반적으로 경유/선원, 승무원 (C-1/D)비자를 사용한다. 

 

B 비자 (방문비자)

미국을 경유하는 것 외에,

예를 들면 친구를 방문하거나 관광 등의 다른 목적으로

미국에 머물길 희망하는 경우, 이 비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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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캐빈에서 지내기 때문에

숙박비가 안들고,

Crew Mess 가 24시간 운영되는데

여긴 크루들을 위한 뷔페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식비도 0원!

 

 

이 외에도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행기가 아닌 크루즈에서 일하는

승무원이나 마찬가지인 셈!

 

 

 

 

물론 나는 셰프 포지션이지만

ㅎㅎ

 

데미셰프라 그런지 월급도 어마어마 했다...

 

 

하지만

이렇게 나를 비행기를 태우더니

 

본격적인 면접이 시작되면서

격추시켜버렸다.

 

 

 

 

 

 

면접관 : 자, 그럼 먼저 경력에 대해 물어볼게요

 

나 : 예썰

 

면접관 : 이 레스토랑에서는 무슨 일을 했어요?

출근부터 퇴근하기까지의 업무를 얘기해보세요.

 

: 아..옙 (블라블라)

 

 

 

면접관 : 그럼 이번엔 데미 셰프 자질에 대해 물어볼게요.

 

 

면접관 : HACCP에 대해 아는대로 얘기해보세요.

(Tell me anything you know about HACCP, Please)

 

 

나:

 

 

 

 

??????

 

 

와 이거 조리기능사때 배웠긴 했지만

이걸 영어로 설명하려니 막막하고,

갑자기 해썹 약자가 뭐였는지 기억도 안나고

말그대로 패닉이었다.

 

 

사실 화상면접이 아닌 만큼

구글 검색해봐도 되고,

치팅은 할 수 있었지만

어차피 들킬게 뻔하고 (누가봐도 국어책읽기)

 

그냥 솔직하게 모른다고 하자!

당당한것도 어떻게 보면 장점이지!

 

 

 

나 : 죄송합니다. 영어로 설명하려니 어렵네요.

 

 

 

면접관 : 괜찮아요.

 

그럼 Kitchen Safety에 대해 얘기해보세요.

(Would you tell me about kitchen safety?)

 

 

나:

 

 

....

 

 

 

 

그래... 나 Food Handler 자격증 땄잖아.

그때 배운걸 얘기해보자

 

 

나: 음...우선 기본적인 위생상태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식중독에 대한 안전이에요.

안전 교육도 받아야 하고요~

아 그리고 세제(Detergent)를 다룰 때에도 조심해야해요.

 

(To keep the workplace safe, there is a few things I should do.

 

Like, I should be aware of any problems that may spread food borne illness, 

and I should attend any safety training 

to prevent actual physical injuries or fire emergency.

Oh, and also you should be aware when you're dealing with detergents.)

 

 

 

 

면접관 : 오? 무슨 세제? 자세히 말해볼래요?

(Oh? Detergents? Could you be more specific?)

 

 

아, 갑자기 생각이 안난다.

몇몇 세제는 물로 희석을 해서 써야하는데

종류가 생각이 안나는 것이다.

 

 

나 : 죄송합니다. 기억이 안나요.

(I'm sorry, I can't remember it so I'm unable to answer that.)

(청문회인줄)

 

 

면접관 : ...알겠어요.

 

 

 

면접관 : 그럼 다음 질문 할게요.

 

레스토랑에서는 항상 정형화된 레시피를 이용하는데

이런 레시피를 꼭 따라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In restaurant, You're given a recipe manuals.

Why is there a standardized recipe, and why is it important

to stick to this strict recipe?)

 

 

 

 

 

 

엥??

이건 또 무슨 질문이야.

 

 

제발 그냥 내 장단점이나

카지노처럼 직원들간의 트러블해결 같은 질문을 해줘...

 

 

 

나: 정해진 레시피를 따라야지

고객들에게 항상 같은 맛, 모양, 경험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Because customers can have the same taste, looks and same experience of the food 

by cooking in compliance with strict recipes)

 

 

면접관 : 그렇죠. 근데 다른 이유는 없나요?

(That's correct, but is there any other reason?)

 

 

 

 

 

 

또 뭐?!

도대체 또 무슨 이유가 있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모르겠다고 답했다.

나중에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혹시 면접관이 저런 질문을 한다면

 

With the Standardized recipe, it can ensure the consistency 

that the same type and quantity of ingredients are used

 each time the food is prepared.

 

Therefore it helps to diminish the waste of food, and that’s good for financial.

Besides, customers can have the same taste, looks and same experience of the food.

 

 

이렇게 얘기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폭탄

 

 

 

 

면접관 : 닭고기 요리가 서빙될 때 얼마나 적당히 식혀서 나가야 하죠?

(If you're serving a chicken dish, what would be the cold temperature for it?)

 

 

아니, 닭고기 조리온도가 165F도인건 알고 있는데

서빙할때 올바른 식힌 온도라니여??

걍 조리하고 바로 나가야 하는 거 아님?

스테이크도 아니고 무슨 Rest time이 필요해

 

 

일단 아는대로 얘기해봤다.

 

 

나 : 165도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I think it should be 165 degree Fahrenheit.)

 

 

면접관 : ...알겠어요.(찾던 답이 아닌듯)

그럼 어는 온도는요?

(...Alright. Then what should be the freeze temperature?)

 

 

나 : 화씨 32도 입니다.

(It's 32 degree Fahrenheit, sir.)

 

 

 

면접관 : 좋아요.

 

우리 크루즈 회사가 영국에 지사를 둔 거 알죠?

영국 음식에 대해 말해볼래요?

(Our company is based on United Kingdom.

So, What do you know about British Cuisine?)

 

 

 

SHITSHITSHIT

 

내가 아는 건 피쉬앤칩스랑 요크셔 푸딩밖에 없는데!

망했다.

 

일단 대충 잘 알지 못한다고 둘러대고

피쉬앤 칩스 얘기만 했다.

 

 

 

 

 

 

 

 

이.인.망

(이번 인터뷰는 망했어)

 

 

 

 

이 외에도 사실 몇가지 질문을 더 했지만

나는 이미 정신이 나간 상태로

머리를 부여잡고 간신히 대답만 했다.

 

 

 

이때는 화상면접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끝으로 면접에 응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스카이프 면접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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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니

면접을 요청해온건 카니발쪽인데

왜 내가 지원동기를 준비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지원동기를 묻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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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어차피 크루즈에 관심이 없었고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온 거니까

여기서 열심히 일자리 찾아보자!

 

 

 

 

....

 

 

싶었지만

카니발 크루즈 면접 후

나는 크루즈 셰프에 빠지게 되었고,

이후로도 계속 면접 준비를 했다.

 

 

이제야 슬슬 면접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

내가 어떤 부분에 대해 더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카니발 크루즈 결과와 이후 또다른 면접후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

 

 

 

To be continued...

 

 

 

P.S. 다시 들어보고 어떤 질문이었는지,

내가 어떻게 답변했는지 알아두려고

미리 폰으로 면접 통화내용을 녹음해 두었다.

다시 들어보니 더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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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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